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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무용지용(無用之用)에 의한 예술적 변용과 중첩의 불확정성 표현 연구 : 본인의 작품을 중심으로

 

무용지용(無用之用)에 의한 예술적 변용과 중첩의 불확정성 표현 연구 : 본인의 작품을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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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초록

 

본 연구는 연구자 자신의 예술 실천 과정과 그 속에서 마주하게 된 개인적인 경험 및 성찰에서 출발한다. 작업을 진행하며 폐기되는 재료의 흔적, 일상 속에서 쉽게 지나치거나 간과되는 대상들, 특정 직업 경험을 통해 목격한 도시의 이면, 학위 논문 심사 과정에서의 탈락 경험, 그리고 언어를 통한 소통 과정에서 반복되는 오해와 불완전성 등, 주변부로 밀려나거나 문제적으로 느껴졌던 다양한 현상들에 대한 주목은 연구자에게 근본적인 질문들을 던졌다. '쓸모없음'으로 치부되는 것들의 가치는 무엇이며, 언어의 한계 너머에는 어떤 소통 방식이 가능할까? 이러한 개인적인 질문과 조형적 탐색 과정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고 그 의미를 규명하기 위해 본 연구는 시작되었다.

 

연구의 핵심적인 두 축은 '무용지용(無用之用)의 예술적 변용(變容)'과 '중첩(Superimposition)을 통한 불확정성 표현'이다.

 

'무용지용의 예술적 변용'과 관련하여, 연구자는 '쓸모없음'의 가치에 대한 질문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동양 고전 철학, 특히 장자(莊子)의 '무용지용' 개념을 중요한 참조점으로 삼는다. 그러나 본 연구는 이 개념을 단순히 적용하는 것을 넘어, '무용지용'이라는 사유 방식에 의거하여 연구자의 구체적인 삶의 경험과 조형적 실천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변용'의 과정에 주목한다. 본 연구에서 '예술적 변용'은 연구자의 창작 활동 전반을 아우르는 포괄적인 개념이며, 이러한 예술적 변용이 시각적, 물질적 형태로 구체화되는 핵심적인 방식이 바로 '조형적 변용'이다. 이론적 배경으로는 무용지용적 사유를 고찰하고, 연구자가 이를 어떻게 폐기물, 부산물, 간과된 경험, 실패한 텍스트, 우연성과 같은 유무형의 대상으로 확장하여 적용하는지 밝힌다. 작품 분석에서는 '변용'의 개념을 연구자의 작업 맥락 안에서 '관점의 전환', '능동적 개입', '의미 재구성 및 가치 부여'라는 다층적 과정으로 정의하고, <이미지 되지 못한 이미지>, <객화>, <저편의 양>, <존재의 확률> 등의 구체적인 작품 분석을 통해 그 양상을 심층적으로 탐색한다.

 

또한, 언어 소통의 한계와 불완전성에 대한 경험적 성찰에서 비롯된 '언어의 불확정성' 문제에 대한 관심은 연구자로 하여금 '중첩' 기법에 주목하게 하였다. 연구자는 소쉬르(F. de Saussure)의 구조주의 언어관과 데리다(J. Derrida)의 해체적 사유, 특히 의미의 끊임없는 변화와 생성을 나타내는 차연(différance)이나 작품의 안과 밖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는 파레르곤(parergon)과 같은 개념들을 참조한다. 데리다는 언어가 본래부터 완전한 의미를 즉각적으로 전달하기 어렵다는 점을 '차연'을 통해 설명했는데, 이는 기호의 의미가 타 기호와의 관계 및 시간적 지연 속에서 끊임없이 유예되고 재규정됨으로써, 고정되거나 완결된 형태로 포착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이론적 논의는 언어를 통한 완전한 소통의 어려움에 대한 연구자의 기존 인식을 뒷받침한다.

 

이렇게 언어가 지닌 내재적 불확정성에 대한 인식 위에서, 연구자는 주요 조형 전략인 '중첩' 연구를 통해 언어의 한계에 대한 조형적 대응을 모색한다. '중첩'은 텍스트, 기호, 이미지 등을 의도적으로 겹쳐 표현함으로써 가독성을 해체하고 물질성과 시각성에 주목하게 하여, 언어적 의미 해석과는 다른 종류의 감각적 경험과 대안적 소통 가능성을 제안하는 방법론이다. 이를 위해 <이것은 논문이 아니다>, <공색을 잇는 획>, <유일무이의 수>, <공기색 입자> 등의 작품 분석을 통해 '중첩'이 어떻게 언어 기호 및 인식 체계의 불확정성 문제를 드러내고, 나아가 존재와 현실의 근원적인 불확정성에 대한 사유를 촉발하며, 다른 차원의 소통을 유도하는 조형 전략으로 기능하는지를 규명한다.

 

더불어 본 연구는 크리스티앙 볼탕스키(Christian Boltanski), 타츠오 미야지마(Tatsuo Miyajima), 쉬빙(Xu Bing)과 같은 선행 작가 연구를 통해 연구자 작업의 위와 특징을 가늠하며, 본 논문에서 제시된 주요 분석 관점인 '무용지용의 예술적 변용'과 '중첩의 불확정성 표현', 그리고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경계의 해체 양상을 참조하여 작품들의 개념적, 형식적, 기법적 측면을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결론적으로 본 논문은 '무용지용의 예술적 변용'과 '중첩의 불확정성 표현'이라는 핵심 개념을 중심으로, 연구자 개인의 경험과 성찰에서 출발한 예술적 실천이 어떻게 이론적 사유와 상호작용하며 전개되는지를 분석하는 글이다. 이는 동양 철학의 현대적 변용 가능성을 보여주고, 언어의 한계 및 인식의 불확정성에 대해 연구자가 채택한 조형적 대응 방식을 탐색하며, 자기 성찰적 예술 연구의 한 사례로 볼 수 있다. 언어와 조형 언어 모두의 불확정성을 인정하면서도, 그 한계 속에서 삶과 실천을 통해 소통의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모색하려는 연구자의 의지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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