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수 곱창에 스치다》 "내리마루 문화쉼터는 옛 인천 감리서가 있던 터, 즉 감옥이 있었던 공간이다. 그 길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독립운동가 백범 김구의 거리와 동상이 나타난다. 이 일대는 과거 김구가 투옥되고 노역을 행하던 장소라고 한다. 그의 이름의 ‘구(九)’는 아홉 구가 외자라고 한다. 동음이의어를 이용해 작품 명제를 자주 제작해 왔던 나는, 이번 전시에 이유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김을 통해 그를 사유해 보기로 하였다. 그리고 그와 닿을 수 있는 물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거리인 그의 무덤에 가서, 곱창김을 놓고 그의 기운이나 원자가 공명할지를 상상해 보았다. 그의 과거 이름은 김창수. 스무 살 무렵의 김창수는, 명성황후 시해 사건에 분노하여 황해도에서 일본 군인 스치다 조스케를 살해 시도한 혐의로 본 일대에 수용되어 청..
「펼친 손에서 시작하는 이야기」, 콘노 유키 펼친 손에서 시작하는 이야기: 신용진 개인전 《6의 홍반도》 콘노 유키(미술비평) 1. 손에 손잡고? 신용진의 개인전 《6의 홍반도》(아트플러그 연수, 2025)에는 손이 많이 등장한다. 여러 개 나열된 붉은 손( 시리즈, 2025), 패턴으로 반복되어 찍힌 손( 네 점, 2023), 악수를 하려는 듯이 건넨 마네킹의 장갑(, 2022), 그리고 보이지 않지만 작가가 셀카를 찍었을 때 카메라를 들던 손(, 2022). 그러나, “손이 많이 등장한다”는 묘사는 사실 정확하지 않다. 정확히 말하면, 그것은 손이었던 또는 손이 있었던 흔적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손 자체가 아닌 손의 흔적은 무엇을 나타낼까. 신용진이 손의 흔적을 작품으로 보여줄 때, 그것은 손의 노동적 역할만 표현하지 않는다. 작가가 미..
《6의 홍반도》 "오늘도 하루가 저물어간다. 내일의 풍경 또한 오늘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을 추측해본다. 나는 이 평범하고 무던한 일상의 패턴이, 치열한 누군가의 결과임을 자각한 적이 있다. 어둠과 빛이 교차하는 회색 스펙트럼 속에서, 붉은 손에 의해 폐기물은 잠시 우리들의 시야를 벗어날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미화 용역으로 근무했던 과거의 내가 있다. 과거의 나는 빛이란 ‘저편의 빛’인 ‘어둠’이 존재하기에 역설적으로 가치를 얻는다는 사고에서, 동료들이 버린 장갑을 다리미로 녹여 (2022), (2023) 등을 발표하였다.익명자의 반복되는 노동이 세상을 아름답게 정화하는 실천이라면, 내가 다루는 미(美)술은 과연 그 이름에 걸맞은 학문일지 자문해 볼 때가 있다. 전자의 ‘미’는 인간으로부터 시작되었으나, 끝내 외면..
《술술풀기》 본 작업은 '중첩'이라는 조형 전략을 활용하여 언어의 한계를 넘어선 소통을 탐구한다. 특히 (2025)을 중심으로 한 관객 참여 및 AI 대화 텍스트 활용 작업들을 통해 가시적인 것과 비가시적인 것의 연결, 언어 이전의 원초적 소통, 그리고 추상적 개념인 '기(氣)'의 감각적 교환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였다.작업은 (2024)에서 제기된 '공기색(空氣色)'이라는 제목 자체의 언어적 모순에서 시작되었다. 인간이 가시광선 스펙트럼상 빨간색부터 자주색까지만 인식할 수 있다는 한계에 대한 고민은 눈에 보이는 색(色)의 세계와 눈에 보이지 않는 공(空)이나 기(氣)의 세계가 어떻게 서로 연관되어 있는지, 그리고 이 둘을 아우르는 통합적인 방식으로 소통할 가능성은 없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탐구로 이어졌다.이러한 제목..
「세상이 먼지」, 조재연 세상이 먼지_신용진의 회화 세상이 먼지_신용진의 회화 | 복숭아, 재연신용진은 먼지로 감각의 지도를 다시 그린다. 보이지 않던 입자, 폐기된 감각, 잊힌 신체의 흔적을 따라 미술을 ‘재배치의 정치’로 전환해 왔다. 여기서 ‘먼지’는 은유이자 실재다. 은유의lunaticwhale.de 조재연(미술비평) 신용진은 먼지로 감각의 지도를 다시 그린다. 보이지 않던 입자, 폐기된 감각, 잊힌 신체의 흔적을 따라 미술을 ‘재배치의 정치’로 전환해 왔다. 여기서 ‘먼지’는 은유이자 실재다. 은유의 관점에서 먼지는 체계에서 추방되고, 터와 이름을 잃어가는 존재를 대변한다. 논문이 되지 못한 텍스트, 작업실 구석에 쓸려나간 안료, 폐기물로 남겨진 장갑…. 작가의 작업 세계에서 먼지는 예술로 환기될 두 번째 생의 기회를..
「순환과 지속의 진회색 유머」, 오정은 신용진 《공기색 입자》:순환과 지속의 진회색 유머 신용진 《공기색 입자》: 순환과 지속의 진회색 유머신용진 《공기색 입자》: 순환과 지속의 진회색 유머 오정은(미술비평) ⊘ ‘문제적 전시’ 논쟁의 수사를 ...blog.naver.com 오정은(미술비평) ⊘‘문제적 전시’논쟁의 수사를 붙이며 신용진 개인전 《공기색 입자》에 관한 글쓰기를 시작한다. 《공기색 입자》는 작가 신용진의 신작을 공개해둠과 함께 박서보의 연작을 소환해 파란을 일으킨다. 한국 모더니즘 미술 진영의 선봉이자 단색화 열풍의 오랜 주축에 있던, 이어 지난해 고인이 되어 미술사의 자취가 된 故화가의 명작을 신용진이 전유했다. 을 닮은, 오마주한, 패러디한 듯한 것들이 전시된다. 신용진의 모의는 8년 전 시작되었다. 당시 20대 중반의 신용..
「호흡의 존재론」, 이문석 호흡의 존재론 – 신용진 개인전 《공기색 입자》 리뷰 – 이문석(독립기획) 먼지를 개어 음양오행과 양자역학을 도식화했다는 작품에 대한 소개를 듣는다면, 우리는 그 작품 앞에서 입으로 ‘후’하며 불고 싶어질지도 모른다. 앎을 먼지로 쌓아 올린 구조물이라면 응당 위태로우리라 생각하면서, 우리는 그것을 기만이나 허풍에 지나지 않는 것처럼 바라본다. 그러나 다음에 소개할 작품들은 웬일인지 그러한 기대에 부응하지 않고, 입바람에도 쉽사리 날아가 버리지 않는다. 무엇이 작품들을 지탱하고 있는 것일까. 신용진의 개인전 《공기색 입자》가 열리고 있는 전시공간 ‘10의 n승’에 들어서면, 세 벽면에 러더퍼드 원자 모형(Rutherford model), 태극, 오행을 각각 도식화한 〈공기색 입자〉, 〈N 개의 질료, 또..
《공기색 입자》 기획: 이지혜디렉팅: 이정식 신용진《공기색 입자》10의 n승(서울), 12.10-12.29, 2024나는 말했다. “당신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왜 하필이면 선대 작가를 중심에 두고 당신의 생각이 펼쳐지나요?” 내 불만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았다. 미술로 말하는levi-bi.tistory.com(2024) 시리즈는 과학적 도상, 동양 철학, 그리고 예술적 실천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탐구를 시작했다. 이 작업의 출발점은 작고하신 한 원로 화백의 스튜디오에서 조수로 일했던 개인적인 경험이었다. 이 경험은 단순한 일상의 기록을 넘어, 물질의 근원, 우주의 질서, 그리고 그 안의 순환과 본질적인 변화 가능성이라는 거대한 질문으로 나아가는 사유의 촉매제가 되었다. 시리즈는 과학과 철학, 예..
《잔여와 파편》 (2024)는 한 개인에게 고유한 정체성인 '있음'을 부여했다가, 다시 그 정체성을 '없음'으로 되돌려 놓는 모순적인 조형 행위를 통해 전개된다. 먼저, 나는 (2023)와 (2023)처럼 참여하는 타인의 생년월일을 세 자리 기호로 변환하여, 한 개인의 고유성을 상징적으로 부여했다. 그러나 동시에, 이 기호마저도 결국 '텅 빈' 바탕 위에 잠시 머무는 임시적인 표식에 불과함을 암시하며 그 의미를 해체하고자 했다.이러한 역설적인 실천의 배경에는 과학과 동양 철학을 가로지르는 '존재의 이중성'에 대한 사유가 자리했다. 나는 양자역학이 밝혀낸 원자 내부의 광대한 '비어있음'과 불교의 '색즉시공(色卽是空)' 사유를 연결하여, 겉으로 가득 차 보이는 물질 세계(色)와 그 근원적인 비어있음(空)이 다르지 않다는 통..
《이것은 논문이 아니다》 (2024) 연작의 중심에는 학위 논문 심사 과정에서 '탈락'하여 '쓸모없음'을 선고받은 나의 텍스트가 놓여 있다. 실패의 증거이자 폐기되어야 할 이 텍스트는, 그러나 역설적으로 나에게 새로운 탐구의 가능성을 품은 예술적 '재료'가 되었다. 이 '탈락한 텍스트'는 나에게 학술 분야의 형식적 질서와, '성공과 탈락' 혹은 '쓸모 있음과 없음'으로 나뉘는 이분법적 가치 기준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했다. 언어적 논리로 설득에 실패한 바로 그 지점에서 시각예술 고유의 소통 방식이 어떤 다른 가능성을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한 성찰을 촉발한 것이다. 이 연작은 바로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조형적 응답이었다.이 연작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적인 방식은 '쓸모없는 것의 가치 전환'이라는 조형적 실천이었다. 학술적 맥..
《화양연화》 (2023)는 (2022)에서 다룬 부모-자식 간의 직접적인 유전적 연결을 넘어, 중국의 '월하노인' 설화와 동아시아의 '운명의 붉은 실' 전설을 참조하여 참여자의 조상 대대로 이어져 온 보이지 않는 인연의 연결망으로 탐구를 확장하는 작업이었다. 이 작업에서 숫자는 단순한 생년월일 표기를 넘어, 참여자를 존재하게 만든 수많은 선조들의 만남과 선택이 누적된 무수한 우연과 필연의 '붉은 인연'을 상징하는 기호로 재해석된다.나는 참여자의 아버지, 참여자 본인, 참여자의 어머니의 각 6개 생년월일, 즉 총 18개의 숫자에 에서 활용한 기호 변환 방식을 적용하여 각각 3개의 중첩된 기호로 변환했다. 각 인물의 정체성을 3개의 기호로 나타낸 것은, (2023)에서 영감을 얻어와 한국인의 이름이 주로 세 글자로 이루..
《만남, 재탄생》 나는 (2022) 연작에서 숫자를 활용한 기호 변환과 중첩의 방법론을 선보였다. 아라비아 숫자를 디지털 숫자로 재조합해 부모와 자식 간의 유전적 연결을 보라색 혼합 색조로 은유적으로 나타냈다. 본인은 주사위와 숫자 기호의 조합을 통해 수많은 우연 속에서 등장한 '우리'의 존재를 물리학의 엔트로피(무질서도) 개념에 빗대어 표현했고, 이는 인류의 시초와 이어져 온 생명의 연속성을 탐구하는 작업이었다. 내가 조상으로부터 받은 유전적 특성과 기억을 통해 우리의 존재가 형성됨을 상징적으로 비유하며, 보라색을 통해 '개별적 존재로서의 나'와 '나를 만든 이들' 간의 관계성을 사유하게 하려는 목적이었다. 이러한 근원을 향한 탐구는 현대 사회가 직면한 분열된 관계 속에서 궁극적인 자신을 고찰하게 하려는 의도였다.김용권..
「순환하는 삶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이야기」, 오정은 순환하는 삶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이야기 신용진 《563》: 순환하는 삶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이야기순환하는 삶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이야기 오정은(미술비평) 이것은 삶에 대한 이야기다. 살아감에 대한 어...blog.naver.com 오정은(미술비평) 이것은 삶에 대한 이야기다. 살아감에 대한 어느 한 사람의 자조 섞인 비화. 그 사람이 말하는 삶의 지난한 것들이 동시대 우리 생의 양상과 그리 겉돌지 않는다는 데서, 나는 그 내밀한 이야기가 좀 더 넓게 확산되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야기의 발화자는 신용진 작가(b.1991)다. 그는 자신의 개인전 《563》(온드림소사이어티, 2023)에 두 개의 자아를 내보인다. 환경미화원으로 입사해 일했던 지난 1년 동안의 자아, 그리고 현대미술 작가로서 보낸 ..
《563》 "생겨난 것은 소멸되고 없어진다. 매일 감각하는 오늘의 하루조차 그렇게 소비되고 있다. 지속될 것만 같은 현재의 순간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소각의 운명을 맞이할 것이다. 무엇을 감각하고 느끼는 볕의 이야기가 잠들면 그늘의 이야기가 깨어난다. 어둠의 흔적은 때때로 예술의 환영보다 오히려 일상을 거짓 시각화하고 있는 기이한 마법처럼 보이기도 한다. 환경이 다각도로 우리들에게 소비될 때 정작 더러움을 아름다움으로 치환하고 있는 인류의 이야기는 어찌하여 미의 영역에서 기록되오지 않던 것일까? 그들은 세상을 반사시키고 있는 음이 아닌, 또 다른 저편의 양이다. 당연하다고 치부시 되는 통념이란 보다 보이지 않는 것에 좌우지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저편의 양》(2022) 작업노트- 과거 미화 용역 근무 시절, 수..
《저편의 양》 본 작업은 미화 용역 근무라는 특수한 경험에서 시작되었다. 이 경험은 본인의 작업 환경을 넘어, 직접 목격한 사회적 노동의 현장과 그로부터 파생된 일상적 시간성에 대한 성찰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본인은 평소에는 깊이 주목하지 않았거나 다른 시각으로 보지 못했던 도시의 이면, 즉 간과되기 쉬운 존재들과 그들의 노동, 그리고 버려지는 것들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해 보고자 했다. (2022) 연작은 바로 이러한 미화원 근무 경험에서 비롯되었다. 미화원의 근무복, 동료들이 1년간 사용하고 버린 장갑들, 폐기물 수거 트럭 이미지, 마포 자원회수시설의 영상 등 도시의 숨겨진 이면을 주요 소재 및 재료로 삼았다. 작품명 은 빛과 밝음을 의미하는 '양(陽)' 앞에 그것과 대비되는 듯한 '저편'이라는 수식어를 결..
《유일무이의 수》 (2022) 연작은 근 10년간 지속되어온 사회적 성별 갈등과 대립 현상의 고찰에서 출발하였다. 본인은 사회적 문제를 심화해, 심각한 대립 현상 뒤에 숨겨진 근본적인 물음, 즉 현실과 그것을 이해하는 방식이 확실한 것인지를 고민하였다. 결국 이 작업은 구체적인 사회 문제에서 시작하여, 우리 존재의 가장 기본적인 본질을 탐구하는 질문으로 나아갔다.나는 이러한 생각들을 바탕으로, 작업을 통해 숫자로 우리 존재의 본질을 탐색하려는 실험을 진행했다. 주사위를 이용해 제작했던 (2021)을 계기로 10면체 주사위를 던져 나온 두 개의 숫자를 디지털 숫자로 변형하고, 이 두 숫자를 산술적 규칙을 따르지 않고 시각적으로 포갰다. 이렇게 겹쳐진 숫자를 아날로그적인 필기체 획으로 변환하여, 마치 숫자를 닮았지만 숫자가 ..
《객화》 (2021)는 전시 설치 과정에서 발생한 ‘타공 구멍’을 예술 작품으로 제시한 작업이다. 이 작업은 예술과 비예술, 중심과 주변에 대한 본인의 고민과 우연한 발견을 담고 있다. 본인은 원래 (2020) 개념을 확장하여, 창작 과정의 잔여물들을 담은 사진 작품을 액자에 넣어 전시하고, 액자 틀이 작품의 의미와 가치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하려 했다. 이는 어쩌면 액자 자체가 미술의 조건, 즉 ‘객화’일 수 있다는 가설을 탐색하는 시도였다.그러나 실제 전시 준비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경험을 하였다. 준비했던 사진 작품들이 기대했던 아우라를 발휘하지 않는다고 느꼈고, 빈 액자만을 걸어보았으나 관객에게 충분한 질문을 던지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던 중, 다른 작품 설치를 위해 외벽에 뚫었던 타공 구멍에 작품을 걸..
《존재의 확률》 (2021) 연작은 숫자를 활용하여 예측 불가능성과 불확정성이라는 주제를 탐구하고, 나아가 불확실한 현실을 예술로 감각하고자 시도한 퍼포먼스 기반 작업이다. 이 작품은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전례 없는 상황 속에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었던 시기에 제작되었으며, 이러한 배경이 작품의 주제와 표현 방식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이 작업은 주사위 던지기라는 우연적인 요소를 작품 생성의 요소로 도입한다. 계획과 통제보다는 예측 불가능한 요소를 전면에 내세우는 방법론을 메커니즘으로 삼았다. 3D 프린팅 기술로 8면체 주사위를 제작해 기타리스트를 섭외하여 작업을 전개하였다.작품의 핵심 요소는 8면체 주사위와 이에 할당된 코드 체계이다. 각 면에는 특정한 음악적 코드(예: 1 = C코드, 2 = D코드, 3 = ..
「쇼미더아트」(공개비평), 모든 것이 예술이 된다 공개비평 영상 링크
《이미지 되지 못한 이미지》 (2020)는 본인이 과거 운영했던 미술학원을 정리하며 발견한 화판, 책상, 사물함, 작업대 등 다양한 오브제를 활용한 연작이다. 학생들의 손길이 닿은 오브제들은 낙서, 얼룩, 흠집 등으로 가득하며, 이는 학생들의 창의적인 활동과 규율 속에서 발현된 자유로운 표현의 잔여이다.본인은 이러한 남아있는 흔적들에서, 버려질 위기에 놓인 사물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자 했다. 작품의 주요 특징은 의도적인 창작 행위뿐만 아니라, 캔버스나 종이 위에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 동시에 발생한, 스스로도 모르게 남겨진 비의도적인 흔적들이 주된 조형 요소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비의도적인 흔적들은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쌓여 그 자체로 독특한 조형미를 형성하게 되었다. 본래 미술 교육을 위해 사용되던 도구였던 이 오브제..
《항해, 예측할 수 없어 아름다운 삶의 그림》 (2020)를 제작하며 품었던 사물의 관점에 대한 질문을 확장하여, 나는 무용수가 기획한 다원예술 퍼포먼스 작품 (2020-2021)에 참여했다. 가 캔버스가 능동적인 주체로서 움직임을 보이고, 그 움직임이 물감과의 교감 속 저절로 형상을 빚어낼지도 모른다는 고민이었다면, 은 캔버스의 주체성과 그로 인한 예측 불가능한 결과들을 몸짓의 언어로 탐구하고자 했다. 이 퍼포먼스에서 무용수는 여백의 캔버스 입장에 빙의하여 사물의 의지를 몸으로 투영한다. 나는 캔버스 위에 드로잉을 하는 대신 무용수의 몸에 직접 드로잉을 함으로써, 무용수와의 물리적 상호작용을 주고받는다. 이러한 시도는 캔버스라는 사물에 질감을 연출하는 기존 표현 방식에서 다른 접근으로, 캔버스-물감 관계의 주체성에 대한 새로운 표현 방식을 모색하며..
《캔버스와 물감의 관계》 (2015-2020) 연작은 캔버스, 물감, 자동 전동 딜도, 피임 용품 등 낯선 오브제들을 결합하여 예술의 본질, 욕망, 새로운 해석의 가능성 등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본인은 캔버스에 자동 전동 딜도를 사용하여 물감을 흩뿌리거나, 콘돔 오브제를 부착하는 등의 양식으로 그림을 제작하는 주체자의 관점에서 벗어나 사물의 능동적 관점을 시각화해 보고 이를 상상하고자 하였다. 작품에서 캔버스와 물감은 단순한 지지체와 재료의 역할을 넘어, 상호작용하며 작품을 창조하는 주체로서 기능한다. 본인은 인간의 판단이 아닌 사물의 관점에서 '닿음'이 형상이 되는 과정이라면, 미술 또한 인간의 탄생과 유사하게 형상이 자율적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일 수 있다는 가설을 설정하였다. 일반적으로 캔버스와 물감은 미술 작품 제..
[Contact] wlsdydtls2@naver.com
[소개] 신용진 신용진은 존재의 구조와 경계를 탐구하는 시각 예술가이다. 작가는 노동을 통해 수집한 미화원의 장갑, 폐기될 먼지, 성별 고정관념을 상징하는 색채 등 이질적인 기호들을 중첩해, 존재의 유기적 연결을 조명한다. 작품을 통해 과학과 철학, 실재와 가상 등의 진실을 질문하며, 해체의 사유로 물질 세계의 근원적 속성을 고찰해왔다.@shinyongjin
「논문」 무용지용(無用之用)에 의한 예술적 변용과 중첩의 불확정성 표현 연구 : 본인의 작품을 중심으로 무용지용(無用之用)에 의한 예술적 변용과 중첩의 불확정성 표현 연구 : 본인의 작품을 중심으로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에서 제공하는 학술연구정보서비스(RISS)www.riss.kr 국문초록 본 연구는 연구자 자신의 예술 실천 과정과 그 속에서 마주하게 된 개인적인 경험 및 성찰에서 출발한다. 작업을 진행하며 폐기되는 재료의 흔적, 일상 속에서 쉽게 지나치거나 간과되는 대상들, 특정 직업 경험을 통해 목격한 도시의 이면, 학위 논문 심사 과정에서의 탈락 경험, 그리고 언어를 통한 소통 과정에서 반복되는 오해와 불완전성 등, 주변부로 밀려나거나 문제적으로 느껴졌던 다양한 현상들에 대한 주목은 연구자에게 근본적인..
[CV] 신용진 인천대학교 조형예술학부 서양화 전공 및 동대학원 미술학과 석사 졸업 개인전 2025 《창수 곱창에 스치다》, 내리마루 문화쉼터, 인천2025 《6의 홍반도》, 아트플러그 연수, 인천2024 《공기색 입자》, 10의 n승, 서울2024 《이것은 논문이 아니다》, 공간불모지, 인천2023 《563》, 온드림소사이어티, 서울2022 《저편의 양》, 공간 운솔, 인천2022 《유일무이의 수》, 아트스페이스 인, 인천2021 《객화》, 청라블루노바홀, 인천2021 《존재의 확률》, 연수갤러리, 인천2020 《이미지 되지 못한 이미지》, 갤러리케이, 인천2020 《캔버스와 물감의 관계》, 플레이스막, 인천 그룹전 2025 《술술풀기》, 공간 듬, 인천2025 《호모 콰렌스 : 꽃을 들어보이니 2》, 공간 운..